친절한언니
언제부턴가 동생에 존재에 대해 인식하기 시작했다.
몇 달걸렸다.
처음에는 동생이 생길거라고 말해주고 동생에 관련한 책을 몇권 읽어주었다.
어느날 부터 자주 멍멍이 인형을 찾는다.
엄마뱃속엔 반지가 내 뱃속엔 멍멍이 아빠 뱃속에는 밥!이 있어
이런다.
어린이집 원장쌤도 멍멍이 품고 다니는게 역할놀이 같다며 정서적으로 좋아보인다고 하셨다.
언제부턴가 내가
하연아 반지한테 햇님달님[오일바르기)해줘
라 했다.
그녀는 아빠와 거의 매일 동생을 위한 마사지를 해준다. 그쯤이었다. 동생에 관한 책들을 자꾸 읽어달랬다. 동생을 다룬 책이 집에 3개나 있다. 첨엔 한권이면 되겠지 했지만 3개 정도 되니 돌려읽기 편하다.
내가 어느 날 걱정되는 마음에
“동생이 하연이 물건 막 뺏으면 어떡해?”
했더니
“동생한테 말로 그러지마. 내꺼야”
라고 해줄거야 한다.
어느 날은 먼저와서
동생한테 내 멍멍이 인형 빌려줄거야.
이런다.
얼집에선 친구들한테 손도 못대게 하는 인형이다.
빌려주지도 않고
요즘엔
“엄마 엄마가 반지한테 언니 이거봐라~ 해~”
하며 동생한테 자기자랑을 늘어놓는다.
딸 둘이니 이거 시집보내기 싫어진다. 여자는 애 낳으면 경력이 단절되고 어쩔수 없는 공백기가 남편의 지위와 환경에 영향을 받게 되는 것 같다.
인생 내맘대로 되는것도 아니고, 고생시키기도 싫은데
걍 끼고 살면서 우리끼리 희희낙낙하며 지내고 싶지만 애들은 싫어라하겠지…;;
아들만 있는 언니가 아들엄마들이 싫어하는 3D가 있는데 대치동 살면서 대원외고 나오고 딸만 키우는 집이란다. ㅋㅋㅋㅋ
대치로 가야겠다.ㅎㅎㅎ
둘이 목욕탕도 같이가고 여행도 같이가고 쇼핑도 같이가고 하면서 서로 비교 안하고 친하게 지내면서 컸으면 좋겠다.
하연이라면 왠지 잘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