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휴. 첫 번째 두번째 수업을 하고 난 3번째 수업.
엄청 걱정했다. 첫번째 수업은 생각보다 잘해서 굉장히 좋았던 반면, 두 번째 수업은 첫번째 수업보다 더 준비 많이 한 줄 알았는데 실수가 많았었다.
조금이라도 아이들에게 좋은 시간을 선사해주고 싶었는데… …
자꾸 내가 아이들에게 뭔가 좋은 것을 주어야 할 것 같고, 잘해주고 싶은데 기대만큼 못하는 내게 실망도하고 나 또한 잘하고 싶은 마음이 가득한가보다. 아이들도 에쁘고 …
한 명 한 명 이름 외워주고 싶은데.. 이름 외우기는 커녕 얼굴익히기도 바쁠 뿐이고.
초짜강사는 이래저래 분주하다.
처음하는 것들이 다 그렇지 뭐. 그래도 기억에 제일 많이 남겠지.
강의하고 내 삶을 나눔 하면서 알게된 의외의 연결 고리들…
울 아가랑 조리원 동기이자 같은 교회 공동체분인데 알고 보니 미림여자정보과학고에서 강의한 적 있다고.
판교에서 스터디모임을 제안해서 알게된 분 중 여자친구가 미림여자정보과학고 출신이더라고.
그 분들과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며, 20살에 취업한 아이들은 세상 적응을 잘하고 있는지 물어보았다.
개발 하는거야 회사 가서 이리저리 구르다 보면 적응 될 일.
이 여리디 여린 아이들의 세상적응이 더 걱정이었다.
아이들이 수업 시간에 묻는다.
“선생님 야근은 정말 매일매일 해야하나요?”
“필요하면 해야지… ”
“ㅠㅠ”
20살 꽃 같은 아이들의 청춘이 야근에 묻혀 버리진 않는지 안타깝다.
꿈을 향한 야근이야 도전이지만, 선임들의 늘어지는 퇴근시간에 눈치보며 살진 않으련지..
정말 특출나게 일을 잘하는게 아니라면 같은 시간을 일하고 성과를 잘 내도 연봉테이블이라는 기준에서 대졸자에게 밀릴 수도 있을 것이다.
나 20살땐 신나게 팔랑거리며 돌아다니고 캠퍼스 생활했었는데 …
물론 사회생활 일찍하는 만큼 일찍 철이 들 것 같긴하다.
역시나 .. 들어보니 20살의 세상적응은 쉽지 않아보였다.
ㅡ 성희롱적 발언을 하는 부장님을 20살짜리가 대하긴 쉽지 않지…
(싱글 때는 저런 발언을 들으면 변태 같았는데, 결혼하고 저런 발언을 들게 되니 여유가 좀 생겼다. 한귀로 흘리면서… 부인이 집에서 안놀아주는가보다 하고 넘기게 된다.)
ㅡ 도전적이고 재밌는 일은 선임들이 가져가고 나이 어린 후임들에게 치닥거리 하는 일이나 주고… 에혀 … 그 맘 알지 ..
아고 주저리 주저리 썼네.